[[유머Q&A]][유머감각교실] 예능이나 개그프로그램을 보면 유머감각이 생길까요?

최규상 유머코치
2020-02-21
조회수 206

[우연히 네이버 지식인에서 유머관련 질문에 답변했는데 대답이 길어져서 여기에 옮깁니다.
내용을 쓰다보니 회원님들과 나누면 좋을 것 같아 나눕니다. 가벼운 구어체로 작성했습니다.]

예능이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유머감각이 좋아지냐구요? 아뇨! 좋아지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보면서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만큼의 유머감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개인적으로 유머감각을 가지려면 개그 프로그램을 본 이후에 최소한 3단계 노력, 품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손품입니다.

무언가를 보거나 듣고 나서 웃음이 터졌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웃기는 포인트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전참시(전시적 참견시점)에서 이영자가 스테이크를 먹고 나서 표현한 멘트인데요.

"소 한 마리를 집어삼킨 느낌이다. 부자가 된 것 같다."

듣자마자 아내와 빵 터졌습니다. 맛도 있지만 푸짐하다는 것을 소 한 마리를 먹은 것 같다고 표현하다니! 정말 놀랍고 신선한 표현입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표현에 웃음이 터진 것이지요.  한번 유머의 포인트를 살펴볼까요? 일단  양이 푸짐하다는 것을 소 한마디에 비유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과장을 활용해서 비유하니 실감이 납니다. 

웃은 다름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이 표현을 듣자마자 곧바로 핸드폰 메모장에 메모했습니다. 적지 않으면 곧바로 잊어버립니다. 10초도 기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멋진 표현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방금 전 위트 표현을 덮어서 잊어버리게 합니다. 일단 유머감각을 갖고자 한다면 무조건 적어야 합니다. 적자생존은 유머 고수의 기본 중의 기본기입니다.

둘째, 머리품입니다.

적어놓기만 하면 뭐합니까? 메모를 열어보고 생각을 해야 내 것이 되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번째 단계까지 가지 않습니다. 메모해놓은 채 잊어버립니다. 더 이상 열어보지 않고 영원히 잠재워 버립니다. 적어놓은 것을 부활시켜 머리속으로 곱씹어봐야 온전히 내 것이 됩니다. 곱씹을 때 다음 두 가지를 애써 생각하며 머리품을 들여야 합니다. 

우선, 이 유머를 언제 활용하면 좋을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방금 웃었던 이영자의 표현은 언제 사용하면 좋을까요? 당연히 무엇인가를 먹을 때입니다. 쇠고기를 먹으면 똑같이 사용할 수 있지만, 돼지고기를 먹으면 약간 응용해야겠죠. 

그래서 이 멘트를 어떻게 응용할 것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사실 위트나 애드립은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변화합니다. 만약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를 먹을 때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돼지고기 한 마리를 먹은 것 같다"라고 응용해야겠지요.

"와우.. 배부르다. 양계장 하나를 통째로 먹은 느낌이다" 

때요? 닭을 먹을 때 살짝 응용해보니 맛이 다르죠? 모든 유머나, 위트, 애드립, 표현에는 패턴이 있습니다. 그 패턴을 찾아서 응용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해야만 새로운 유머로 응용이 됩니다. 이러한 머리품을 자꾸 활용할수록 감각이 생기게 됩니다.

세 번째는 입품입니다.

사용하기 전에 몇 번 연습을 해봐야 합니다. 유머고수라면 그냥 머릿속에서 곧바로 입으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지만  초보자인 당신이라면 당연히 사전에 연습을 해야 실수가 없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아내에게 활용해봅니다. 그럼 아내는 정직하고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해줍니다. 마치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웃어주고, 좋은 피드백만 해주는거죠! 

놀라운 건, 아내에게 한 번만 해보면 좋은 유머인지, 나쁜 유머인지 알게 됩니다. 무엇보다 어떤 표정과 목소리로 말하면 좋을지, 어떤 몸짓을 하면 좋은지 등 표현방법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입에 올려서한번이라도 해보지 않으면 솔직히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머릿속으로 어떤 반응이 나올까 상상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내 유머를 들어주고 피드백해줄 사람, 저는 이런 사람을 유머친구라고 하는데요. 그런 유머친구가 한 사람 있으면 아주 좋습니다. 연습이 고수를 만듭니다. 이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지금까지 짧게 세 가지 노력(품)을 살펴봤는데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유머와 애드립이 늘어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성공확률이 오르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은 반복을 부릅니다. 반복은 습관이 되어 어느 순간 유머에 익숙해집니다. 그럼 그때에야 자신이 원하는 유머감각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확신있게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저도 똑같이 17년 동안 유머 메모를 하고, 어떻게 활용할까 궁리하고, 아내를 유머 친구 삼아 유머를 즐겨왔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서 위트를 발견했을 때 제가 어떻게 멋진 위트로 만들어 활용했는지 한번 살펴볼께요.
한 아이돌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말합니다.
"난 마마보이야!"
여기저기서 의외라는 듯 와우~ ! 정말?  등 깜짝놀랍니다. 요즘에 누가 스스로 마마보이라고 커밍아웃을 하겠습니까?

그러자 잠시 후 이렇게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응... 난 마마보이야! 마음 가는 대로, 마음껏 사는 소년 같은 남자야"

마마보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꽤 멋진 말장난 유머입니다. 곧바로 적어 놓고 나서 부엌에 있는 아내에게 일단 똑같이 응용해봤습니다.
“여보! 나 마마보이같아!"
“엉? 갑자기 웬 마마보이?”
“응,. 마마보이란 마음 가는 대로 마음껏 자유롭게 사는 소년이란 뜻이야!"

아내가 갑자기 빵 터집니다.
“맞네. 맞아! 그러고 보니.. 당신은 바람처럼 걸리는 게 없는 마마보이였어! ”

어때요? 그럴 듯 하나요? 당연히 이 위트를 메모해놓고나니 다음날 한 모임에 참석해서 자기소개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유머 코치 최규상입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제가 마마 보이입니다. 하하
네... 마마보이란, 마음껏 마음 가는 대로 사는 사람이란 뜻으로 유머 노마드족입니다"


실제로 모임에서 이렇게 활용했는데 분위기가 어땠을까요? 네 다들 미소지으면서 저에게 관심을 주더군요!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할 스피치를 해야하는 리더라면 이렇게도 응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시대에 순응하는 마마보이가 아니라.
시대를 거스르는 맘마보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맘마보이는... 맘먹은 대로.. 마음껏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어때요? 또 멘트가 약간 업그레이드되었죠? 박장대소가 터질까요?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신선한 멘트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유머감각을 갖는 방법을 나눴습니다. 물론 이 방법 말고도 천만가지 이상의 유머감각을 갖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적어놓기- 생각하기-연습해보기! 등의 단순한 과정을 반복한다면 어느순간 자신만의 위트멘트로 무장하게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유머감각을 갖기 위해  유머에 민감하다보면 어느 순간 삶이 유쾌해지는 것을 느낄 겁니다. 유머는 잘 하는 것보다 유머처럼 유쾌하고 즐겁게 사는 힘을 배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힘을 체득해 평생 유쾌한 인생이 되시길! [글. 최규상 유머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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